왕실 앞에서도 꿋꿋한 상궁의 위엄 한국사

최상궁이 얼마나 엄정 당당했는지는 다음 일화가 잘 보여준다.혜경궁(사도세자의 부인, 정조의 어머니)이 별궁에서 혼례 준비를 하고 있을 떄,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자게 되어 매우 슬퍼했다고 한다.혜경궁의 어머니 또한 마찬가지여서 혜경궁의 처소로 왔는데, 이를 본 최상궁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나라 법이 그렇지 않으니 내려가옵소서"라며 박절하게 돌려보냈다는 것이다.장차 왕비가 될 사람의 어머니에게 인정상으로도 백번 이해가 되는 사소한 일에까지 이렇게 엄격히 할 수 있었다는 것에서, 궁중 예법 전문가로서의 권위가 느껴진다.
 
최상궁의 당당함은 비단 세자빈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임금에게도 자기 의견을 거침없이 내놓았던 것이다.1756년 한날 영조는 사도세자 처소로 불시에 행차했다.마침 사도세자는 세수도 하지 않고 옷도 흩뜨린 채 있었다.영조는 사도세자의 병은 생각하지 못하고 술에 취해 그런줄로 알았다.당시는 영조가 금주령을 내리고 자신부터 그것을 엄히 지키고 있던 때였는데 아들이 감히 그 명령을 어겼다고 생각했다.영조는 사도세자를 다그치기 시작했다.원래 사도세자는 아버지 앞에서는 얼어붙어 아무 말도 못 하는 성격이라, 부왕이 거세게 몰아세우자 먹지도 않은 술을 먹었다고 거짓 대답을 하고 말았다.이때 최상궁은 영조에게 "술 잡숫는다는 말씀은 지극 원통하오니 술내가 나는가 맡아보소서."하고 당당히 자기 의견을 폈다.세자도 두려워 아무 말 못 하는 영조에게 '미천한' 상궁이 당돌히 발언한 것이다.사도세자는 오히려 자기가 무안하게 된 상황이라 "먹고 아니 먹고 내 먹었노라 아뢰었으면 자네 감히 말을 할까 싶은가, 물러가소"라고 도리어 최상궁을 질책하였다.그러자 영조는 "너, 내 앞에서 상궁을 꾸짖으니, 어른 앞에서는 견마도 꾸짖지 못하는데 그러하는가."라고 도리어 사도세자를 꾸짖었다.(pp.176~178)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 조선 국왕의 일생(글항아리, 2009)
 
문단 나눔, 괄호 설명은 제가 했고 오타가 있다면 제 책임입니다.
 
하여간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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